오싹한 조선시대 괴담 어우야담 발췌 - 1500년대, 김위(金偉) 아들 유괴 사건

1500년대 말엽, 조선에서 일어난 유괴 사건 중
유독 설명되지 않는 이야기 하나가 전해진다.
개성에 살던 선비 김위(金偉).
그의 어린 아들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다.
범인은 아이를 이른 새벽 달콤한 말로 속여
사람의 발길이 끊긴 깊은 산속으로 데려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아이를 사람이 빠져나올 수 없는 바위굴 안에 가두었다.
굴은 안으로 갈수록 좁아졌고
빛은 완전히 차단되었다.
아이의 울음과 비명은 바위에 막혀 밖으로 새어 나오지 않았다.
아이는 살려 달라 소리쳤지만
그 소리를 들을 사람은 없었다.
■ “어둠은 며칠이 지나면 시간 감각을 지운다”
아이는 결국 울음을 멈췄다.
두려움에 떨다 지치고, 지치다 배고픔을 느꼈다.
그때였다.
바위굴 입구 어딘가에서 그릇 하나가 들어왔다.
안에는 달콤한 단물과 비슷한,
죽처럼 보이는 음식이 담겨 있었다.
아이는 본능적으로 그것을 먹었다.
그날 이후,
아이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굴 속에서
“먹고, 잠깐 의식을 유지하고, 다시 기다리는” 생활을 반복하게 된다.
사람의 말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빛은 단 한 줄기도 들어오지 않았다.
그릇은 하루에 한 번,
마치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들어왔다.
■ 여름에는 잎으로 만든 이불이 들어왔다
계절이 바뀌는 것도
아이는 직접 볼 수 없었다.
다만 어느 날부터인가
날씨가 추워지면 풀을 엮은 이불 같은 것이 들어왔고,
다시 따뜻해지면 그것은 사라졌다.
아이는 말을 잃어갔다.
빛을 보지 못한 채
자신의 손조차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존재만 유지하는 상태로 살아갔다.
그 시간은
하루 이틀이 아니었다.
■ 6년
아이가 그곳에 갇혀 있었던 시간은
무려 6년이었다.
■ 우연히 열린 바위굴
재령의 장수산 일대에서
철광을 캐던 광부들이 바위를 파던 중
굴 안쪽에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깊은 바위 틈 속,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아이 하나가 있었다.
광부들은 경악했고
아이는 구조되었다.
소식을 들은 김위는
수소문 끝에 아이를 다시 품에 안게 된다.
■ 몸은 멀쩡했다
하지만
아이의 몸은 겉으로 보기에 큰 이상이 없었다.
그러나 정신은 완전히 무너져 있었다.
아이는
아무것도 없는 어둠 속에 다시 갇힐까 두려워했고
사람의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으며
의사 표현도 거의 하지 못했다.
김위는 혼신을 다해 아이를 회복시키려 했다.
그러나 2년 뒤,
아이는 끝내 죽었다.
■ 남는 질문
이 이야기가 기이한 이유는 단순한 유괴 때문이 아니다.
- 범인은 왜 아이를 죽이지 않았는가
- 누가, 어떤 이유로 6년 동안 음식을 넣어주었는가
- 그 긴 시간 동안
아이는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아무 소리도 듣지 못한 채
어떻게 정신을 유지하고 있었는가
무엇보다 이해되지 않는 것은 이것이다.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공간에서
인간은 과연 ‘인간’으로 남아 있을 수 있는가?”
■ 덧붙이는 이야기: 조선의 광산과 ‘사람이 사라지는 굴’
조선 후기에는
광산·철광 개발과 관련된 실제 실록 기록과 야담에
‘사람이 굴 안에서 사라졌다’는 이야기가 종종 등장한다.
- 장기간 빛을 보지 못하면 시각 기능이 퇴화
- 언어 자극이 없으면 언어 능력 상실
- 규칙적인 먹이 공급만 있을 경우
생존은 가능하지만 자아 인식은 급속히 붕괴
현대 심리학에서도
이 사건은 극단적 감각 차단 상태(sensory deprivation)의 사례로 충분히 설명 가능하다.
하지만 여전히 남는 문제는 하나다.
그 6년 동안,
그 그릇을 바위굴 안으로 밀어 넣던 ‘누군가’는
끝내 밝혀지지 않았다.
원출전: 『어우야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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