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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오르골/Movie49

추억은 머나먼 날에 추억은 머나먼 날에 손바닥 위에 새겨진 선에 겹친 만큼 그 수 만큼의 만남이 있었고 그 만큼의 헤어짐이 있었다. 멀리 멀리 돌고돌아서 인과의 갈림길에서 다시 만난다면, 기쁘게 웃으며 안녕이라고 말할 수 있는 그런 자랑스러운 사람이 되리라 - 2021. 1. 8.
Yuki no Eki(눈의 역) Yuki no Eki(눈의 역) 추억을 다시금 복기하는 듯이, 한동안 거리에서 그의 그림자를 보았다. 당장에 잘라내지 못했던 감정이지만, 이제는 시간이라는 이름의 파도에 깎이고 또 부서져 마모된 이름. 돌아섬과 동시에, 기억 속의 두 사람은 이 세상에 남아있지 않았다. 혹은 돌아서기 한참 전 부터 이미 떠나있었던 것을 눈치채지 못한 것 뿐일지도 모르고. 이제는 나을 수 없을 것 같았던, 상처가 말끔히 다 나아서 가끔 희미한 자욱만이 아른거리는 것을, 겨울이 짙어짐에 따라 조근히 느끼고 있었다. - 2020. 1. 29.
하늘과 바다의 시 하늘과 바다의 시 네가 한 순간에 흘러넘쳤다. 갑작스럽게 불어닥친, 때 이른 봄비가 잠시라도 흰 서리를 몰아내듯이 다시 한 번 풋풋한 향내를 풍기며, 싹을 틔울 밑준비를 했다. 아직은 시기상조인 1월의, 우산 없이 맞닥뜨린 녹의 파음에 당황하지 않고 웃을 수 있엇던 건 너의 순진한 웃는 모습 때문이다. 수줍은 그 눈웃음 때문이다. - 2020. 1. 16.
A Rainy Morning ~Main Title~ A Rainy Morning ~Main Title~ 겨울, 천둥이 가르고 떠난 하늘은 이제 먹구름의 씨앗조차 보이지가 않는다. 가까스로 남아있었던 거리의 온기마저 앗아가버린 탓일까, 토해내는 새하얀 숨에서는 12월에는 없었던 떨림이 느껴졌다.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흑단으로 엮어낸 깜까만 밤, 이 거리 위에 내리는 별빛은 가을 바람이 처음 여기에 도착한 시점에 못 박혀 있었다.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하도 손을 많이 타 어느새 모서리가 낡아 해져버린 폴라로이드 사진처럼, 여름도 가을도, 1월의 추위로 세피아 색으로 옅어져갔다. 깊고 깊은 곳에서 한숨이 나 몰래 새어나왔다. 상흔이 거미줄처럼 얽힌 목구멍에서, 서리가 덕지덕지 낀 심장에서. - 2020. 1. 10.
Greenery Rain 02 - Greenery Rain 가끔, 아주 가끔 마음 속의 결락에 눈이 갈 때가 있다. 미처 발견하지 못한 손가락의 거스러미를 실수로 찢어내어 피가 맺히듯. 우연찮게 정적 속에서 찾은, 맑게 잘그랑 거리는 열쇠고리에. 나도 모르게 잊어버렸던, 차디찬 바늘을 밟았을 때의 그 아찔함처럼. 결락감을 깨달을 때 마다 누덕누덕 그 틈이라도 메우는 걸까. 하나 둘, 그리고 셋 방안에 재어놓은 체리향의 디퓨저, 그 향이 점점 옅어짐에 따라서, 기억도 잔재만을 남기고 어떤 떄는 깊은 한숨만을 남기고 또 어떤 때는 꿈을 남기고 조금씩, 그러나 확실히 마모해 나간다. 이제 더 이상 용액이 남지 않은 디퓨저의 빈 병을, 그 잔향이 못내 아쉬워 잠시간 내버려두기로 했다. - 2020. 1. 7.
The Afternoon Of Rainy day 06 - The Afternoon Of Rainy day 공기가 얼어붙은 듯 한 겨울비가 내리는 월요일 회색 옷을 걸친 바람이 불었다. 살며시 노이즈 섞인 라디오를 틀고 눈을 감았다. 무차별적으로 상냥한 음색, 뉘엿뉘엿 져 가는 비바람 소리, 그리고 비약해 나아가는 상념. - 망설임 없이 나아가리라 생각했던 걸음이 잠시 멈춘건 오직 차가운 소한의 얼음비에 발이 얼은 탓이리라. 잠시 잠깐 숨이 가빠, 가슴 속 깊숙이 새 숨이 필요했을 따름이라. 이 회색 비가 머리 위에서 그친다면, 흘러가버린 푸른 하늘을 다시 보기 위해서, 걸음 걸음 발자국을 잇자. - 2020. 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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