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te zero ost - Grief
Fate zero ost - Grief 기억은 머나먼 시간을 지나서 가람에 머문다. 여기가 종착역이며, 여기가 말미 흔드는 바깥의 파도 소리도 이 곳에서는 저물어버린다. 고요만이 잠식하여, 비탄 또한 없으며 무음의 주마등만이 기나긴 통로를 향해 늘어섰다. 노이즈 섞인 흑백 영화와 같이 흐르는 수많은 상념 미련, 시간, 그리고 온도 괴로움도 무감에 삼켜져, 걸어나간 끝에는 우윳빛 유리문이 있다. 문득, 돌아본 뒤편으로 누군가가 마침 걸어나가려 하고 있었다. 우연히 눈길이 얽힌 그 동洞 안에서 잠시나마 색이 돌아왔다. 안녕, 하고 눈짓하며 사라지는 뒷모습에 심장에 금이 간 듯이 따끔했던건 착각일까. 기억해보려 했지만, 기억나지 않는다. 알려고 해봤지만, 머릿 속은 이미 하얗다. 다만, 다시는 엇갈릴 수 없을..
2021. 5.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