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화 대상인 생활 속에 녹아든 일본어들을 알아보자
생활 속에는 여전히 많은 일본어들이 녹아들어있습니다.
바로 고칠 수는 없더라도 어떤 단어가 일본어를 어원으로 하고 있는지,
알아놓는 것은 손해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전부를 다 싣지는 못했지만, 부디 참고 하시길 바랍니다.
◈ 가라오케
가라오케는 빈 것을 가리키는 ‘가라(から: 空)’와
영어의 ‘오케스트라(orchestra)’의 합성어이다.
그러므로 가라오케란 악단이 없는 ‘가짜오케스트라,
무인 오케스트라’라는 뜻이다.
노래반주만을 녹음하여 그것에 맞추어 노래하기 위한
테이프나 또는 그 연주장치를 가리킨다.
일본에서 수입된 기계식 반주를 가라오케라하는데
80년대 이후 유흥가를 중심으로 급속도로 퍼져 나갔으며
현재는 노래방이라는 신종업을 통해 다양화 되고 있다.
◈ 구두
일본어 '쿠츠(くつ : 靴)'에서 나온 말로서 가죽으로 만든 서양식 신을 말한다.
구두가 들어온 초기에는 서양신이라 해서 양화(洋靴)라 했는데,
일본에서 그것을 '쿠츠'라 불렀던 것이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구두'로 불리기 시작했다.
◈ 고데
고데(こて)는 땜질, 머리손질, 다림질에 쓰는 인두를 가리키는 일본어이다.
머리를 지지는 도구인 '고데'가 머리를 인두로 지져서
곱게 다듬는 일을 가리키는 것으로 의미가 확대되어 쓰이고 있다.
◈ 냄비
냄비는 일본어 '나베(なべ : 鍋)'에서 온 말이다.
밑바닥이 둥그스름한 우리나라 솥과는 달리
밑바닥이 평평한 일본식 솥을 냄비라 한다.
알루미늄이나 양은 등으로 만든 밑이 판판한 조리용구를 가리키는 말인데,
그때까지도 무쇠로 만든 우리나라 고유의 밥솥 등은 '쟁개비'라고 하였다.
1989년 새로운 표준어 규정이 나오기 전까지는 '남비'가 표준어였으나
1989년 이후로는 '냄비'가 표준어 이다.
◈ 오봉(おぼん:お盆)
우리의 고유어인 ‘쟁반’이라는 뜻으로,
일본어의 ‘盆 (목제·금속제로 된 쟁반)’에서 온 말이다.
◈ 쇼부 - 勝負(しょうぶ)
쇼부는 승부(勝負)의 일본어 발음입니다.
물건을 사거나, 어떤 일의 결판을 내기 위한 흥정을 할 때 쇼부라는 말을 많이 쓰고 있죠.
예를 들어 물건값을 흥정할 때,
"그럼, 우리 만오천원으로 쇼부봅시다" 처럼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는데,
각 상황에 맞게 승부, 흥정, 결판 등 적당한 우리말을 바꿔써야겠습니다.
勝負がつかない 승부가 나지 않다.
一本勝負(いっぽんしょうぶ) 단판 승부
勝負にならない 승부를 겨룰 것도 없다.
◈ ながれ - 나가리 나가리(ながれ) → 깨짐, 유산, 허사, 무효
화투판에서 빈번히 듣는 "나가리"는 일본어 "流(なが)れ"에서 온 말입니다.
어떤 일이 무효가 되거나, 계획이 허사가 되거나 중단되었을 때,
또는 서로의 약속을 깨고 없었던 일로 할 때 등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깨짐, 유산, 허사, 무효 등 우리말로 고쳐쓰는 편이 좋습니다.
▶ 雨(あめ)のため試合(しあい)がおながれになる.비 때문에 시합이 중지되다.
◈ じゃばら - 자바라 → 주름물통, 주름대롱
놀러 갈 때 꼭 챙기는 물품 중 하나인 자바라.
자바라는 일본어 "蛇腹(じゃばら)"를 그대로 읽은 것으로,
사진기 등의 주름상자나 수도꼭지에 끼우는 주름대롱 등
물건의 주름에 통칭해서 쓰는 말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야영이나 등산 갈 때 접었다 폈다 하는
주름물통을 가리키는 말로 널리 쓰이고 있죠.
때로는 주름 호스를 가리킬 때도 쓰이고 하니
상황에 따라 주름물통, 주름대롱으로 가려서 써야겠습니다.
◈ やみ - 야미
야미(やみ) → 뒷거래, 뒤, 암거래
"闇(やみ)"는 면허나 자격증이 없는 사람이 점포 없이
몰래 하는 뒷장사를 가리켜 야미라고 합니다.
일본어에서 "やみ"는 "やみ取(と)り引(ひ)き"의 준말로,
암거래 뒷거래의 의미입니다.
요즘도 성형수술이나 이 치료 등을 "야미"로 해서 고생하는 분들 이야기를 종종 듣게 됩니다.
▶ やみで買(か)う.암거래로 사다.
▶ やみで手(て)に入(い)れる.암거래로 손에 넣다.
◈ さくら - 사꾸라
花見 하면 櫻(벛꽃)를 지칭할 정도로 櫻는 일본의 대표적인 꽃이며 국화.
그런 것이 한국에서는 ‘사꾸라’를 다른 목적으로
어떤 정당에 속해 있는 정치가 같은 사람에게도 씁니다.
이는 일본에서 노점상 동업자가 손님인 척 바람을 잡으며
물건이 좋다고 부추겨 손님을 끄는 사람을 ‘さくら’라고 한 것과 연관이 있습니다.
그럼 왜 손님인 척하는 사람을 ‘さくら’라고 하는 것일까요?
원래 상호명에는 ‘∼屋’라는 말이 붙는데,
가부키 배우에게도 각 집의 상호가 있어 ‘松島屋’, ‘萬屋’와 같이 부릅니다.
가부키 공연 때 배우를 향해 객석에서 이 상호로 환호하고
분위기를 띄우는 사람을 ‘さくら’라고 한 데서 유래합니다.
자주 가부키를 보러오는 팬 가운데 뽑힌 사람이 가부키를 공짜로 볼 수 있었는데,
‘花見’ 역시 무료였던 데서 ‘さくら’라고 부르게 된 것입니다.
◈ てっきり - 뎃기리
てっきり → 용하다, 적중했다, 바로 그거야
우리나라에서는 "뎃기리"라고 해서 주로 젊은 층이
"그거 아주 괜찮네" "바로 그거야!" "아주 훌륭하다", "최고야" "야, 좋다!"는 의미로 많이 씁니다.
일본어의 본래 뜻은 흔히 판단과 사실이 어긋났을 때 많이 쓰여서
"틀림없이" "꼭" "의심없이" 등의 의미로 쓰이는 부사입니다.
또한 "생각했던 대로" "아니다다를까" 등의 뜻으로도 쓰입니다.
▶ てっきり雨(あめ)だと思(おも)っていたら晴(は)れた.
틀림없이 비가 오리라고 생각했었는데 개었다.
◈ えんこ - 엥꼬
엥꼬 → 바닥남, 떨어짐
일본어에서 えんこ는 어린아이가 다리를 뻗고 털썩 주저 앉는 걸 말합니다.
또한 차가 고장으로 움직이지 않는 경우에도 쓰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연료가 다 떨어졌을 때나 물건이 바닥이 났을 때 엥꼬라는 말을 쓰고 있습니다.
보통 차에 기름을 가득 채우는 걸 만땅, 기름이 바닥이 나면 엥꼬라고 하는데,
만땅은 가득, 엥꼬는 바닥남, 떨어짐으로 바꿔서 표현하면 어떨까요?
▶ バスがえんこした.버스가 고장났다.
◈ 몸뻬 - もんぺ
나이 드신 아주머니나 할머니들이 즐겨 입는 바지.
특히 시골이나 시장 등에서 막일을 하시는 분들이 편히 입는 옷으로,
허리는 고무줄로, 바지통은 넓게, 밑단은 잘록하게 조여서
아주 편하게 입을 수 있는 바지를 가리킵니다.
일제시대에 일본인들이 들여온 옷이라
그대로 몸뻬라는 이름으로 계속 불리고 있습니다.
もんぺ-농촌이나 북쪽 지방에서 작업복·방한복으로 입는 바지 모양의 여성복 = もんぺい
◈ 꼬붕 - 子分(こぶん)
꼬붕(こぶん)은 도적·깡패·불량배·노름꾼 사회에서 '부하'의 의미로 많이 씁니다.
부하, 하수인을 말하는 거죠.
이 외에 '임시로 자식뻘 취급을 받는 사람', '양자', '수양 아들'의 뜻도 갖고 있습니다.
오야붕, 꼬붕 등 이런 말은 깡패 등 불량스런 집단에서나 쓰는 말이니
일상생활에서는 쓰지 않도록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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