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lay '호우주의보, 이기심으로 적어내리는 문열' ~그들의 궤적(軌跡) [side B], 1997

궤적(軌跡) [side A]


비오는 걸 좋아하냐구?


..음 해가 쨍쨍한 날 보다 흐린 날이 좋으니까


응, 좋다고 할 수 있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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궤적(軌跡) [side B]


투둑-  투둑-


아.. 또 다시 내리기 시작하는건가..


어느샌가 시선은 수 많은 문자를 지나, 창 가로 향한다.


밖은 어둑하다, 날씨 때문만은 아니겠지, 꽤나 시간이 많이 흘렀다.


이 문장들로.. 그녀에게 완전한 이해를 구할 수 있으리란 어중간한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그녀의 용서만은 직접 듣고 싶었다. 이기적이게도,


나는 그녀의 동의도 전별의 선언도 내팽겨 친 채 여행을 준비 할 뿐


아아, 내 안의 아포토시스라는 시한부의 폭탄은 나를 어디로 데려 가려나..


쏴아아아-


차가운 곳이 좋겠다. 그녀의 손길이 따스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기 위해


어두컴컴하다면 눈을 감고 사죄의 말을 곱씹는 것도 한결 편하겠지,


이러저러한 생각 속에 그 이상 써내려지지 않는 문열을,


접고, 접고, 접고, 또 다시 접었다.


어느새 손 안에 쏙 들어갈 만한 그녀에 바치는 전언.


얼마남지 않은 온기를 차곡이 담듯이 조용히, 그러나 경건히, 그렇지만 가슴 아프게.


지그시 눈을 닫았다. 


순수와 순진을 가진 물빛 웃음의 소유자는 나의 버팀목으로, 동반자로, 연인으로 있어주었다.


부족하고 부족한 나에게..


이 전언을 끝으로 나는 여행을 떠난다. 그녀가 모르는 어딘가로. 


- '당신을 만나, 행복했습니다.'


마지막을 장식한 문장을 다시금 읆조린다. 몇 번이고 기쁜듯이 


아아.. 도착하는 그 곳에는 매일 비가 오는 날이었으면.. 




 - Looking 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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