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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력한 나날이 계속 되고 있는건 가을의 늦더위가 질질 끌어서 컨디션이 나빠진 것 만은 아니다.
힘들고 피곤하고 어느샌가 의무적으로 만나게 된 관계의 사람으로 부터 이별 통보를 받고 더욱 심해졌다.
이 전부터 피부로 느끼고 있었지만, 눈 앞에 확 던져진 현실에 울적함을 견딜 수는 없었다.
무언가에 열중하는 것으로 도피해도, 회사에 있는 시간에도 문득 울컥해버리는 것은 어쩔 수 없이 감내해야 했다.
누군가에게 집착하는 것도 그렇고, 연애가 제대로 풀리지 않는 것도 그렇고..
이 정도가 되면 나란 인간이 처음부터 제대로 나사가 빠진 놈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한숨이 가득 늘었다.
글을 쓰는 것으로는 감당이 되지 않아서, 노래방을 갔고, 운동을 시작했고, 책을 만들려고 노력하고있다.
그 노력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사람에게 받은 상처는 사람이 치료해 준다지만,
그 사람에게 또한 상처를 받는 굴레에 빠지면 한도 끝도 없이 나락으로 떨어져버리는 것이다.
아마 한 번 펑펑 울어버리면 좀 나아질 것도 같은데,
이제는 제대로 울지도 못하는 걸 보니 이제 잘 할 줄 아는게
먹고 자는 것 밖에 없어진 것 같아 묘한 기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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