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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
붉은 실이 이어진 사람이 근처에 있으면,
저도 모르게 손에 상처가 생긴다는 근거없는 이야기를 나는 좋아한다.
워낙에 몸을 쓰는 일에 익숙치 않아서, 벽에 부딪히고 물건을 옮기다가
찢어져서 상처가 마를 날이 없는 요소는 차지하고서,
아주 가끔 멍하니 손을 펴서 바라보는 날이 있다.
만약 상기의 말이 진짜였다면, 수두룩하게 모를 상처가 생겼다가 사라진 내 손은,
대체 얼마나 많은 인연과 멍청하게 스쳐지나가 버렸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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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없이 사랑을 한다.
하루 밤낮 종일 꾸무리하게 그 사람 생각을 한다.
자존감도 더럽게 없는 그런 사랑이다.
그러니까 그만 저런 허무맹랑한 말을 믿어버리고 만다.
아니다 믿고 싶어 안달복달한다.
정말로 실이 이어진 사람이 있다면, 이야기 속 비익조 마냥
둘이 등을 맞대고 오래도록 같은 풍경을 볼 수 있다면,
나는 계속해서 그 이야기를 무의식 어느 곳에 파묻어놓고
생각 날 때마다 한 번씩 꺼내볼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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