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잿빛 흙에 묻은 연약한 날개를 한 번 움츠리다.
뜯겨져 나가버린 오른팔이 아파오는 비가 내리는 자정.
어째서 버림받았지, 어째서 부서졌지, 어째서.. 살아있는 걸까.
허무(虛)함 만이 눈동자를 채우고 빗방울은 끊임없이 인형의 몸에 내리 꽂힌다.
인형(人形)이라 인간의 한정된 생명을 동경하고,
인형(傀賴)이라 따뜻한 체온의 사람밖에 사랑 할 줄 몰랐다.
결과적으로 망가져서, 내버려진 쓸모없는 인형이라 하더라도.
언젠가, 누군가의 품에 안겨 애정을 얻었을 그런 존재.
인간에게 기댈 수 밖에 없는 그 연약한 존재는 지금 수면의 늪으로,
인형(人形)의 마음은 다시는 눈 뜨지 못 할 깊은 잠으로.
지금(今), 여기에 남은 것은 사람의 형상을 닮은 오른팔이 없는 모형(貌形) 뿐.

Image by.pixiv-16274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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