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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후일담

대구 수성구 폐 기차역 고모역에서 산책

by KaNonx카논 2021. 1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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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수성구 폐 기차역 고모역에서 산책

기찻길을 배경으로 찍은 프로필 사진 하나 정도는 누구나 있기 마련입니다.

저는 부산 감만동 군대 시절에 부대 앞을 지나가는 기찻길이 있어서 

전역 후 몇 번인가 가서 사진을 찍은 적이 있습니다.

 

그것도 이미 오래된지라, 새롭게 사진을 찍고 싶어서 대구에 기찻길이 남아있는 곳을 찾아보다가

경산 근처에 고모역이라는 기차 폐역이 있다는 걸 알게되었습니다.

 

지금은 메모리얼 룸으로서 기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대구 수성구 폐 기차역 고모역 위치

 

대구 수성구 고모동 384-1에 위치합니다.

이번에는 차가 없는 관계로 연호역에서 걸어 갔습니다만, 약 25분~20분 정도 걸렸습니다.

따로 인도가 없으니 걸어가실때는 부디 조심해서 걸어가시길 바랍니다.

 

대구 수성구 폐 기차역 고모역 내부

관리하는 직원분은 휴일이라 그런지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자율적으로 큐알코드 혹은 안심콜에 전화하고 고모역 내부를 둘러보았습니다.

 

1925년 영업을 시작해서 1931년 보통역으로 승격했으나 1949년 11월 화재가 발생했던 흑역사가 있다. 

그 이후 잠시 소화물차를 대신 쓰다가 1957년에 현재 역사를 만들었다. 

그러다 2004년 7월 15일부로 여객영업 중지 크리를 먹었다.

 

https://namu.wiki/w/%EA%B3%A0%EB%AA%A8%EC%97%AD

 

2014년부터 역사를 '고모역 가요박물관'이라는 향토문화 전시관으로 활용하자는 계획이 추진되면서 

2018년 복합문화공간이 조성되었다. 

 

이에 따라 역사 내부와 광장 등 일부 구역이 시민들에게 개방되었으며 

고모령과 대구 지역 철도 역사 연표를 관람할 수 있다. 

 

대구권 철도역사마다 시를 남긴 박해수 시인의 시비가 여기에도 있다. 

 

다만 남아있었을 법한 기차역 시절 흔적을 모두 없애버려서 아쉬워 하는 사람들이 많다. 

또한 역사 옆 관련 건물은 아직까지 폐쇄상태이니 들어가면 처벌받는다. 

 

우측 사무실과 창고는 여전히 철도 관련 업무가 진행되는 곳이니 들어가지 말자. 

2017년 코레일 철도노선도에서는 역 표시는 있으나 역명이 없었고 

2019년 6월 1일에 나온 코레일 철도노선도에서 역명이 추가되었지만 

다른 역과 달리 '고모역 331.8'이라고 '역'과 함께 등재되어 있다.

 

고모역에서 있었던 여러 사건 사고들이 실린 신문을 모아둔 방이었습니다.

예전에는 사고 사진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던게 충격이기는 합니다.

 

메모리얼 룸 이외에도 역무원의 윗옷과 모자를 쓸 수 있도록 체험할 수 있는 

옷걸이도 있어서 살짝 모자만 걸쳐보았습니다.

 

조금 더 신경써서 찍어서 인스타에 올릴걸 하는 아쉬움이 남은걸 보면 

인스타 중독이긴 한가 봅니다.

 

고모역의 역장이실지도 모르는 분이 사용하셨던 근무복도

여전히 명찰과 함께 남아있는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고모역과 관련된 자료 외에도 예전 30~40년대 가수들의 노래도 전시해 놓고 있었습니다.

오래된 축음기는 정말로 오랜만에 보네요, 빈티지한게 괜찮다면 저희 집에 가져다 놓고 싶을 정도입니다.

 

또 예전에 사용하던 것 같이 보이는 표지판들과 산재되어있는 lp판의 무리 

 

고모역의 예전은 단 하나도 알지 못하지만,

어쩐지 그 편린에 발을 들여 놓은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참고사항으로 고모(顧母)라는 역명을 한자로 풀어쓰면 어머니가 돌아본다 라는 뜻이 되는데 

이에 관해서는 두 가지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고합니다.

첫째는 옛날에 역 위치 근처에 살던 홀어머니와 어린 남매 이야기로,

지나가던 스님이 이들을 보고 전생에 덕을 쌓지 못하여 가난하게 사는 것이라 하자 

이에 가족이 모두 덕을 쌓고자 산을 쌓은 게 근처에 있는 모봉과 형봉, 제봉이라고 합니다.

 

이 때 두 남매가 산을 쌓으면서 덕을 쌓기는 커녕 오히려 서로 더 높이 쌓겠다고 다투고 시샘하자

이를 본 어머니가 자식을 잘못 키웠다는 마음과 실망감에 집을 나왔다고 합니다.

 

그렇게 걷던 어머니가 언덕 위에 올라서서 집을 향해 뒤돌아본 그 곳이 바로 고모령이라는 이야기입니다.

둘째는 일제강점기 때 이 역을 통해 강제징용으로 끌려가던 아들을 어머니가 배웅하며 

다시 돌아보았다는 데서 기원한다고 합니다.

 

당시에 증기기관차가 고모령을 지나가는 데에 큰 어려움이 많아서 천천히 다녔는데 

이때 징병가는 아들을 조금이라도 더 보려고 모여들었다고 하는 안타까운 이야기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알고 고모역을 다시 한 번 바라보면 어쩐지 더욱 더 외롭고 가슴아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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