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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오르골

Rainy story

by KaNonx카논 2019.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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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ainy story

 

 

 

내 마음을 아는지, 혹은 모르는지


시간은 느지막히 떨어지는 낙엽에 맞추어


느릿느릿 흘렀다.

 

 

나 이외의 것 들은 찬연히도 빛나고,


시시각각 바뀌어 가고 있는데, 나와 나의 시간만큼은


아직 깊은 진흙 속에라도 빠진 듯이 헛발질만 이어갔다.

 

 

밀물처럼 밀려온 마음은, 다시 돌아갈 생각 없이


계속해서 수위를 높여갔다.

 

결국, 목까지 차고 난 다음에야 숨을 참았다.


숨을 참았다.

 

차라리 이 썰물에 잠겨, 조용하게 시간 속에 잠겨서


잠들 수만 있다면,

 

가지런한 기억만을 가지고 파도치듯 부서질 수 있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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