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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리뷰/소설

2012.5.6. 속고 속이는 그들의 이야기 '까마귀의 엄지' 리뷰

by KaNonx카논 2012.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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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의 엄지 - 10점
미치오 슈스케 지음, 유은정 옮김/문학동네

 

 

"사기꾼은 인간 쓰레기예요"

- 이루가와 데쓰미

 

 

인생의 패배를 겪은 두 남자 다케자와 다케오, 이루가와 데쓰미라는 사기꾼 콤비

 

 

아내와 딸과 함께 평범한 삶을 살고 있던 다케와 데쓰

 

그들의 행복한 일상을 짓밟은 것은 돈, 사채업자들이었습니다.

 

아내가 자살해버린 데쓰와 딸이 방화로 죽어버린 다케..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은 자신의 행복을 부수어버린 사기꾼이라는 범죄에 몸을 담그게 되고

 

다케, 데쓰의 우연(...)한 만남은 그들의 안에 있는 무언가를 변화시켜 갑니다.

 

-

 

마히로? 네 아버지는 처음에 마시로라고 이름 지을 생각 아니었을까?

 

 

여느때 처럼 사기극으로 돈을 갈취해 내는 다케와 데쓰 앞에 소매치기 소녀 마히로가 나타납니다.

 

'우연히도' 말이지요. 다케는 과거 자신의 죄가 떠올라 갈 곳 없는 마히로를 거두려하죠

 

뭐 .. 처음부터 마히로 홀몸은 아니었지만요

 

그렇게 다케 & 데쓰 콤비는 마히로와 그녀의 자매 야히로와 애인이자 마술사인 간타로에 + α로 고양이 벼슬이까지

맞아들이게 됩니다.

 

사기꾼들의 일상이라기엔 너무도 평화롭고 달달해 보이는 한 때의 일상

 

'우연'을 가장한 평화였어도 그들을 위협하는 과거의 그림자는 다케와 데쓰를 놓아주지 않습니다.

 

 

계속 당하고만 살겁니까? 이번엔 우리가 속이자구요 이름하여 앨버트로스 작전!

 

 

데쓰를 속인 정리업자, 다케를 속인 히구치

 

이미 과거의 일이라 생각했던 그 암막이 세월이 지나 다시 다케와 데쓰에게 드리웁니다.

 

두 번의 방화와 고양이 죽이기

 

사채업자 때문에 엄마를 잃은 마히로와 야히로, 아무 관계 없는(::) 간타로까지 합세하여

그들의 앨버트로스 (아호 토리 - 바보 새) 작전이 드디어 펼쳐집니다.

 

과연 그들이 얼마나 통쾌한 복수를 이루어 낼는지요?

 

-

 

 다케씨하고 데쓰씨는.. 그렇고 그런 사이 아닙니까?

 

 

'까마귀의 엄지' 는 차디찬 사기꾼들의 면을 보여주는 것만이 아닌 그들의 따스한 인간적인 면 또한 다루고 있습니다.

 

저로서는 다케와 데쓰의 사기꾼 파트너 & 동거인이라는 미묘한 관계가

다른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게 해 줘서 더욱더 애착이 갔더랬죠 ^^*

 

그렇게 소설의 주인공들에게 애정을 느낀것도 오랜만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야기가 마무리 지어졌을 때 그들에게 쉽게 정을 떼지 못해서 마음이 아프더군요 ㅜㅜ

 

 

아빠 손가락 엄마 손가락 형 손가락 누나 손가락 아기 손가락

 

 엄마 손가락은 형 손가락을 정면으로 바라볼 수 없습니다.

 

형 손가락도 아기 손가락을 앞에서 바라볼 수 없습니다.

 

 

모든 손가락을 정면에서 바라 볼 수 있는 - '우연' 속에 감춰진 진실을 알고 있는 손가락은 아빠 손가락,

즉 엄지손가락 뿐입니다. 

 

마히로와 야히로의 새 출발을 위해서 다케가 과거의 그림자에게 벗어나게 해 주기 위해서

 

까마귀의 마지막 사기극은 훌륭하게, 하지만 쓸쓸하게 막을 내렸습니다.

 

 

ps. 사기때문에 패배하고 사기로 다시 일어선다. 그리고 사기로 새로운 인생을 찾는다.

'까마귀의 엄지'는 그런 두뇌싸움이자 아이러니한 드라마입니다.

 

데쓰는 사기꾼은 인간쓰레기라고 했지만, 그걸 자각하고 있다면

죽기보다는 살아서 속죄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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