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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오르골

ERGO - 시간의 문

by KaNonx카논 2021.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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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GO - 시간의 문

 

 

 

 

안녕이라는 인사조차, 나에게는 버겁다. 

 

너에게 줄 가슴 속 작은 단칸방에는 

이미 준비가 끝났는데, 

 

아마 몇 날 며칠은 손도 대지 못하고 

가만히 놔두겠지 

 

멍하니 하늘만 바라보다가 이윽고 움직일 무렵이면

너와 먹었던 밥 생각이 나서이리라 

 

몸은, 무슨 나쁜 주문이라도 걸린 듯 무겁다. 

머리는 안개가 낀 듯 답답하다.

 

어쨰서라는 질문은 이제 소용없으니, 품지 않기로 한다. 

 

너를 사랑했던 기억만, 

맺지 못한 사랑의 여정으로만 남겨두리라 

 

몇 없었던 진심이었던 너에게 더 이상 닿지 않지만, 

 

이제 기약없이 또 떠날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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