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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오르골

Tsukishiro Hikari - H

by KaNonx카논 2021. 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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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ukishiro Hikari - H

 

 

 

 

 

노란 봄이 찬연한 사이에서 너를 본다. 

아니지, 이제는 기억이 되어버린 너를 보았다. 

그 날따라 금빛의 석양은 어찌도 눈이 부시던지

아직도 시큰한 눈을 비빈 후에야 

비로소 아직도 그리움이란 감정의 잔재가 문득

시야 속으로 뛰어들었다. 


이제는 미련도, 사랑도, 미움도, 슬픔도 

그 어느 것 하나 없는 미적지근한 마음으로 너를 읽는다. 

무미건조한 소설책 한 페이지의 의미 없는 문장처럼 


뭐라고 형언은 할 수 없지만, 

꼭 집어서 어떤 냄새라고도 할 수 없지만. 

지금에서야 한껏 찬란한 봄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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