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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리뷰/소설

2011.6.23. 지나친 교육열에서 생긴 입시지옥. '호숫가 살인사건' 리뷰

by KaNonx카논 2011. 6.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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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숫가 살인사건 - 10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랜덤하우스코리아


 영화 '레이크 사이드-머더 케이스(호숫가 살인사건)'의 원작이 된 히가시노 게이고의 '호숫가 살인사건' 은 명문 사립 중학교의 입시 준비로 네 부부와 아이들이 호숫가의 별장에 모여 합숙 과외를 하는 별장에 주인공 '나미키 순스케' 가 참여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 순수하게 아이들이 명문 중학교에 입학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된 부모들의 욕심, 그 끝이 이렇게 씁쓸하리라고는 누구도 상상치 못했다.


 호숫가의 별장에 초대받지 않은 손님인, 순스케의 직장동료이자 내연녀인 다카시나 에리코가 불쑥 찾아온다. 에리코는 순스케가 부탁한 어느 일의 조사를 순스케에게 보고하러 왔지만, 별장을 빠져나와 비밀리에 만나기로 한 '레이크 사이드' 호텔의 라운지에 그녀는 나타나지 않는다. 별장으로 돌아간 그에게 들려온 충격적인 사실이, '아내인 미나코가 에리코를 살해했다.'



- 이상하다. 미나코의 살인에, 사실을 모르는 사카자키 부부를 뺀 두 부부는 냉정하고 이성적으로 사건을 덮어두려 한다. 그저 입시를 위해 힘쓰는 동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관계의 사람들이 어떻게 사건을 덮어두고 사체유기까지 아랑곳 하지 않는단 말인가?  그저 미나코가 친척같이 여겨진다는 이유만으로 사건을 묻어두려 하는 이들은 순스케조차 속여가면서 진실 또한 호수 밑바닥에 가라앉히려 했다.


- 오직 명문만을 원하며 아이들에게 고생을 강요하는 부모, 그리고 입시제도의 일방적인 희생양이 될 수 밖에 없는 아이들. 이 작품은 일본뿐만아니라 전세계적으로 필요이상으로 과열된 입시제도가 진정한 비극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라 할 수 있다.


  "전에는 그런 소리 한 번도 하지 않았잖아. 좋은 학교에 들어가서 좋은 대학을 나오는 게 결국 이익이니까 지금은 열심히 공부만 하라고 했잖아. 이러니저러니 해도 이 나라에서 학력을 중요시하는 건 바뀌지 않을 거라고 늘 말했잖아.“
“그건 그렇지만 공부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고.”
“이제 와서 그런 소리 하지 마.”
쇼타는 눈썹을 찡그리며 입을 삐죽 내밀었다.
“좋은 학교에 가지 않으면 손해만 볼 거라고 한 건 엄마잖아. 나쁜 짓을 하고 돈을 받는 공무원도 도쿄대학을 나왔기 때문에 그런 자리에 있는 거라고 하지 않았어? 역시 도쿄대학을 나온 다른 공무원이나 경찰이 감싸주니까 형무소에 들어가지 않아도 되겠지. 이 세상은 출세한 사람이 최고잖아. 그런데 왜 갑자기 이상한 소리를 하는 거야?” -p.143~144



의붓아들임에 불구하고, 아니 의붓아들이기에 쇼타에게 있는 정성 없는 정성을 다 퍼부었던 미나에와 진범을 내버려 두려하는 합숙 과외에 온 부부들을 이해하지 못한 순스케.

 
- 만일 진범이 나미키 부부의 아들이라해도 그 소년 또한 피해자일 뿐이다. 명문 중학교 입학에 목을 맨 엄마와 바람을 피우고 있는 아빠.  쇼타는 그저 행복한 가정을 바랬고, 다행히 순스케는 늦게나마 그 사실을 깨닫는다.

'애인에게서 아빠를 돌려받는다.'
 그런 단순하고 어린마음에 저지른 사건의 진의가 밝혀짐에 따라 그런 쇼타의 마음을 알았다는 사실은 어쨌든 씁쓸한 일일 수 밖에 없다.  


- 아들의 바램을 깨닫고 마음을 돌린 아빠. 이야기는 얼핏 눈물짓게 만드는 해피엔딩이라고 착각 할 수 있지만, 애석하게도 이야기의 끝은 전혀 해피엔딩이 아니다. 순스케 하나가 마음을 돌린다 해도 사람이 죽었다는 사실과 입시지옥 이라는 떨쳐버릴 수 없는 과업은 영영 그들이 짊어 져야 할 십자가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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