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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 일상/짧은 이야기

영원한 짱구 아빠, 오세홍님의 인생상담

by KaNonx카논 2015. 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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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짱구 아빠, 오세홍님의 인생상담

 

 

 

이제 청소년이 되면


너희들은 뭐든지 마음대로 하려고들지

 

20대는
좀 희미하고

 

30대가 되면
가족을 부양하고

쥐꼬리만한 돈을 벌면서
20대를 그리워하지

 

40이 넘으면
아랫배가 조금씩 나오고
턱이 이중턱이 되고

무슨 음악이든
너무 시끄러운거 같고

고등학교 때
여자 동창생이
할머니가 되지

 

50대가 되면
가벼운 수술을 받게 되고
그걸 본인은
사소한 치료를 받았다고 우긴다

 

60대가 되면
중한 수술을 받게 되고
음악따위는 시끄럽든 말든 관심도 없지

어차피 안들리니까

 

70대에는
마누라하고 은퇴해서
플로리다 같은데 가서

오후 2시에 저녁을 먹고

점심은 아침 10시
아침은 전날 밤에 먹으면서

할 일 없이 백화점 같은데나 돌아다니며
물렁한 음식을 찾아보면서

줄기차게

"애들이 왜 전화도 안하지?"

하고
투덜거린다

 

80세가 넘으면
심장마비로 한두번 쓰러지고

담당 간호원에게
마누라에 대한 불평이나 늘어 놓는 신세가 되지

 

질문있나?

 

-

 

그 어린 시절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아름다운 추억의 조각 하나를 주신 짱구 아버님 故 오세홍님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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