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주정이 채 익기도 전에 가신 것을, 그저 아무말 없이 바라보았다.
마악 담근 풀잎의 푸른 잎이 아직 청량한 그대로인데
포슬포슬 올라오는 기포는 하염없이 내리는
입하의 빗방울과도 같이 스믈스믈 가슴 속에 밀물처럼 치닫고
여름 밤 깊어가듯 점차 점차 짙어져 오리라.
엷게 잠든 병 속, 이파리가 전부 꿈 속에 빠져
그 향내를 모두모두 여름 밤 꿈에 내어두고 올 때
비로소, 비로소 그 슬픔에 취할 수 있을 것 같다.
오래오래도록 지나야만, 취해버릴 수 있을 것 같다.
-
반응형
'낡은 오르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잔불 (0) | 2020.05.13 |
---|---|
互 (0) | 2020.05.12 |
무제_ 낡은 오르골 (0) | 2020.05.06 |
Helen Jane Long - To Dust (0) | 2020.04.21 |
over you (0) | 2020.04.2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