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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려지는 기억 속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그의 향이 맴돌았다.
마음을 잊어가고, 목소리를 잊어가고
이윽고 머나먼 시간은 흑백 사진으로 퇴색했다.
단 하나, 뇌리에서 잊혀지지 않는 단 하나가
그 시절을, 노을빛으로라도 채색하는 잔향
한 마디 한 마디가 아까워서 뱉어내지 못한 말
새벽, 밤하늘 속에서 조용히 읇조려 보아도 더 이상 들을 이는 없고.
까마득한 하늘을 낮게 찢어대는 비행기의 굉음에
차곡차곡 먼지 쌓여가듯, 내 소리는 잊혀지고, 잊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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