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믹스와 마케팅 전략에 대하여
마케팅이 무엇일까요? 학술적인 정의는 무척 추상적입니다만,
실제 기업 현장에서의 마케팅(Marketing)은 문자 그대로 마켓을 만드는 행위를 말합니다.
시장을 만든다는 것은 곧 내 제품을 누구에게 팔 것인지,
어디에서 얼마에 팔 것인지, 어떤 방법으로 더 잘 팔리게 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시장을 만드는 궁극적 목적은 무엇일까요?
고객의 '니즈'를 찾아내고 이를 만족시키기 위해서(identifying & satisfying consumer needs)입니다.
그것이 마케팅의 목적입니다.
소비자의 니즈(needs)와 마케팅
마케팅의 궁극적인 목적이 니즈를 찾아내고 만족시키는 것이라고 했는데,
'니즈'란 무엇일까요?
'니즈'(needs)는 소비자가 느끼는 막연한 욕구와 문제점 인식입니다.
'배가 고프다'는 니즈입니다.
이와 달리 'want'는 '피자가 먹고 싶다'와 같은 구체적인 욕구를 가리킵니다.
소비자는 자신의 니즈를 잘 알고 있을까요? 꼭 그런 것은 아닙니다.
휴대폰을 한 번 생각해 봅시다.
휴대폰을 갖고 있는 사람이 극소수에 불과할 때, 일반적인 소비자는 휴대폰에 대한 욕구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요? 거의 모든 소비자들이 휴대폰을 필요로 하고, 원하며,
더 나아가 부가적인 기능을 비롯한 세세한 욕구들이 생겨났습니다.
그 욕구와 필요는 10년 전에는 전혀 존재하지 않던 '니즈'입니다.
이처럼 니즈는 고객이 느끼는 니즈(articulated needs)가 있는 반면,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지만 니즈가 될 수 있는 부분(unarticulated needs)이 있습니다.
마케팅에서 노리고 있는 부분은 소비자가 느끼는 니즈 中
충족되지 못한 부분과 (articulated needs which is not served) 느끼지 못하고 있는
잠재적 니즈(unarticulated needs)를 합한 부분입니다.
다시 이 문서의 서두에서 얘기한 마케팅의 목적으로 되돌아가 봅시다.
마케팅은 고객의 니즈를 찾아내고 이를 만족시키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와 반대로 내가 만들어내고 있는 제품에서 출발하는 경우는 '판매'(selling)라고 합니다.
일상적인 대화에서는 "마케팅"을 "영업"과 비슷한 뜻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마케팅은 고객의 니즈에서 출발해서 그것을 충족시킬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하고 제공한다는 개념인 반면,
판매는 제품에서 출발해서 우리 제품을 어떻게 광고하고 어떻게 판촉해서
어떻게 소비자에게 더 많이 팔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입니다.
둘은 정반대의 방향입니다.
예를 들어 디즈니社를 생각해 봅시다.
디즈니는 제품 중심의 관점에서 출발하면 "우리는 테마 파크를 판다"입니다.
이것이 판매의 관점입니다. 하지만 마케팅적 관점에서 보면 "우리는 판타지를 제공한다"입니다.
소비자가 '환상'과 '꿈', '즐거움'을 누리고 싶다는 '니즈'가 있음을 찾아내고 이를 만족시킨 것입니다.
마케팅은 '영업'이 아닙니다.
그러면 구체적으로 마케팅 전략을 어떻게 세워나가는지 생각해 봅시다.
마케팅 전략 (Marketing Strategy)
기업 활동에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자금 조달이나 투자, 부의 할당과 분배를 담당하는 재무 기능도 있고,
기업 정보를 가공하고 제공하는 회계 기능, 조직 관리, 생산 관리 등,
많은 기능들이 어우러진 것이 기업입니다.
하지만 이 모든 기능은 우리 제품을 고객에게 팔기 위해 존재합니다.
그렇게 마케팅은 기업내에서 일어나는 모든 기능을 궁극적으로 통합하는 역할을 합니다.
마케팅은 기업이 고객과 만나는 최전선에서 벌어지는 활동이며 가장 포괄적인 개념입니다.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는 기업 활동 中 오직 마케팅과 이노베이션만이 이익을 창출할 뿐,
나머지는 모두 비용요소라고 얘기하기도 했습니다.
마케팅의 통합적인 역할을 강조한 표현입니다.
그러므로 마케팅 전략은 단순히 어떻게 많이 팔리게 만들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과 전혀 다릅니다.
여러 기업 활동을 종합한 전략이 마케팅 전략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종종 '마케팅 전략'과 전략 경영에서의 '전략'이 차이가 없는 것 아니냐는 얘기를 합니다.
여기서 양자의 차이를 논의할 수는 없습니다만,
마케팅 전략이 기업 전체 전략과 거의 비슷한 개념의 종합적인 성격을 갖는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합니다.
마케팅 전략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첫째, 문자 그대로 '전략'(strategy)입니다.
이것은 전략 경영에서의 기업전략(corporate strategy)과 비슷한 개념으로,
'내가 어떤 시장에 들어갈까'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어떤 시장(산업)에서 활동할 것인지를 결정했다면 이제 그 안에서 소비자의 어떤 니즈를 발굴하고
어떤 제품을, 얼마에, 어떤 경로를 거쳐서, 어떻게 판촉을 해서
니즈를 만족시키고 수익을 얻을 것인가에 관한 전략을 세우게 됩니다.
그것이 두번째 마케팅 전략입니다.
이 글에서 다루는 것은 두번째 전략입니다.
마케팅 전략은 다른 기업 활동과 마찬가지로 순환적 특성을 갖습니다.
어떤 마케팅 계획이든 "plan - do - see - plan - do - see - ..."의 반복적 과정을 거칩니다.
마케팅 전략은 보통 7단계에 걸쳐 수립됩니다.
1. 소비자 분석
2. 시장 분석
3. 경쟁 분석
4. 유통 경로 분석
5. 예비적 마케팅 믹스 수립
6. 경제성 평가
7. 1-6 단계 수정 및 확장을 통한 최종안 도출
복잡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1-5 단계까지는 한 가지 목적을 위한 분석입니다.
바로 마케팅 믹스(marketing mix)를 만드는 단계입니다.
마케팅 믹스는 나중에 자세히 다룹니다만 간략하게 개념만 살펴 봅시다.
마케팅 믹스는, 마케팅의 4요소라고 하는 4Ps, 즉, 제품(product), 장소(place), 판촉(promotion), 가격(price)을
어떻게 '섞어서'(mix) 구성하는가를 의미합니다.
제품 A는 어떤 특징을 갖는 제품(product)으로, 어떤 유통 채널을 통해 공급하고 어디에서 팔 것이며(place),
어떤 방식으로 판촉하고(promotion), 가격은 어느 정도로 하겠다(price)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4p는 서로 긴밀히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하나를 변경시키면 나머지 모두가 영향을 받습니다.
따라서 특정 제품에 가장 알맞는 최적의 조합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며
이런 조합이 곧 좋은 마케팅 믹스입니다.
특히 4요소가 내부적으로 일관성이 있으면서
상호 보조적(internally consistent and mutually supportive)이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품의 특성 - 판매 장소 - 판촉 방법 - 가격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면서 서로서로 지원해야 합니다.
예컨데, 특별한 고급 기능을 가진 제품(product)을 고가에(price) 팔기로 결정했으면,
한정된 고급 매장(place)에서만 판매를 해야 하고 구매력이 큰 계층을 대상으로한 판촉(promotion)이
이뤄져야 합니다.
이처럼 각 요소는 일관성이 있으면서 상호 보조적이어야 합니다.
마케팅 믹스가 완성되면 그 마케팅 믹스의 경제성을 평가해 보고,
경제성이 있으면 전략대로 추진, 그렇지 않으면 다시 앞 단계로 되돌아가 새로운 마케팅 믹스를 만듭니다.
그런 순환 과정이 바로 마케팅 전략 수립 과정입니다.
소비자 분석(consumer analysis)
소비자 분석은 내가 제품을 팔 목표가 되는 비슷한 욕구(needs)를 가진 집단
[마케팅에서는 이를 세그멘트(segment)라는 용어로 표현합니다]을 찾아내는 과정입니다.
소비자 분석을 마친 다음에는 이번 마케팅 전략이 목표로 하는
세그멘트를 정확히 규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소비자 분석을 통해 세그멘테이션을 할 때, 다음과 같은 점들을 고려해야 합니다.
구매 과정(buying process)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소비자 행동 분석이 이 부분을 체계적으로 다룹니다.
소비자 행동 분석은 소비자의 선택을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소비자가 어떤 제품을 구입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문제 인식: '배가 고프다', '컴퓨터를 배우고 싶다'처럼 욕구와 흥미, 문제점을 느끼는 단계입니다.
소비자 자신이 자신의 '니즈'를 느끼는 단계입니다.
문제 인식은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는 단계로 이어집니다.
2. 정보 검색: 욕구나 흥미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찾아 나섭니다.
친구에게 물어볼 수도 있고, 책을 찾아볼 수도 있고, 인터넷을 뒤질 수도 있습니다.
구입하려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고가이거나 중요한 것일수록 더 많은 정보를 검색합니다.
3. 대안 평가: 정보 검색을 통해 찾아 낸 제품들을 동일 카테고리內에서 비교
(노트북 a, 노트북 b, 노트북 c) 해보거나 카테고리 밖의 대체재(데스크탑)를 비교합니다.
4. 구매 결정: 구매(purchase)는 일정한 위험을 안는 과정입니다.
어떤 제품을 구입하는 것은 다른 제품을 포기하는 것이고 금전적, 시간적 비용을 치루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제품의 특징에 따라 구매 위험(purchase risk)이 클 수도 있고 작을 수도 있습니다.
점심을 어디에서 먹을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과 자동차를 구입하는 것은 구매 위험이 전혀 다릅니다.
제품의 특성에 따라 구매 위험이 다르기 때문에 마케터는 그에 맞게 개입해야 합니다.
5. 평가: 구입해서 사용해 본 다음, 소비자는 평가를 합니다.
평가는 크게 물리적 차원의 평가와 심리적 차원의 평가가 있습니다.
노트북을 구입했다면 노트북의 실제 속도, 키 터치감, 액정의 밝기, 무게 등을 물리적으로 직접 느끼고 평가합니다.
동시에 소비자는, '과연 내가 잘 구입한 것일까'라는 불안감을 느끼며
이를 해소해 줄 심리적 위안(같은 제품을 구입한 다른 사람들의 사용기를 읽는다든지)을 찾습니다.
대부분의 소비자는 어떤 제품을 구입하든 구매 후 약간의 후회와 불안감을 느낍니다.
후회와 불안감을 느낀 다음에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가 구매후강화(postpurchase reinforcement)입니다.
자신이 잘 구입한 것이라는 이유를 적극적으로 찾아나서는 것입니다.
광고는 아직 우리 제품을 구입하지 않은 사람을 구입하도록 유도하는 목적뿐만 아니라
이렇게 이미 구입한 사람이 느끼고 있는 불안감을 없애주고
잘 구입한 것이라는 확신을 주는 역할도 해야 합니다.
소비자를 어떻게 세분화(segmentation)할 것인가?
소비자 분석은 명확한 세그멘테이션을 하기 위해서 수행한다고 했습니다.
세그멘테이션(segmentation)이란 소비자를 어떤 기준에 의거해서 그룹짓는 것입니다.
동일한 마케팅 액션에 대해 각 세그멘트 별로 다르게 반응하기 때문에 의미가 있습니다.
세그멘테이션은 크게 지리적, 인구특성적(연령,성별,교육수준,인종,..),심리적, 행동적으로 해볼 수 있습니다.
'지리적으로는 서울 거주, 인구특성적으로 40대 남자이며 결혼한 전문직,
심리적으로는 과시적, 행동적으로는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소비자를 타겟으로 하겠다'와
같이 규정하는 것이 세그멘테이션입니다.
그런데 아무 기준없이 규정한다고 해서 세그멘테이션이 되는 것은 아니고,
다음과 같은 요건을 충족해야만 마케팅적으로 의미가 있는 세그멘테이션이 됩니다.
1. 측정가능성: 그 세그멘트의 크기를 정량화할 수 있는가, 명확히 구분가능한 세그멘트인가.
2. 접근성: 광고나 유통 채널을 이용해서 접근 가능한 세그멘트인가.
3. 지속성: 계속 커지는 세그멘트인가, 현상유지 되는 세그멘트인가, 줄어드는 세그멘트인가.
4. 이윤가능성: 그 세그멘트를 통해 이윤을 얻을 수 있는가.
5. 경쟁측면: 그 세그멘트를 노리는 또 다른 경쟁자가 있는가, 경쟁할 가치가 있는 세그멘트인가.
6. 효과성: 우리 회사가 그 세그멘트를 목표로 할 자원과 능력을 갖고 있는가.
내가 목표로 할 세그멘트를 위 고려사항을 감안해서
지리적, 인구특성적, 심리적, 행동적 특징에 따라 정확히 규정할 수 있으면
소비자 분석 단계는 성공적으로 끝납니다.
그리고 규정된 특정 세그멘트를 노리는 것은 타게팅(targeting)이라고 합니다.
타겟 세그멘트에 맞게 마케팅 믹스를 규정하는 것은 포지셔닝(positioning)이라고 합니다.
포지셔닝에 관해서는 경쟁 분석에서 조금 더 생각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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