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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리뷰/소설을 끄적여 보았다

A선상의 레퀴엠 -3-

by KaNonx카논 2011.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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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각, 악의

 

 

거리가 이상하다.

 

단순한 분위기의 문제가 아니야

 

조금더 명확히 말하자면 말로 설명 할 수 없을 정도의 단위로 말이다.

 

끈끈하게 달라붙는 대기, 눅눅한 시선의 발치

 

뭔가가 이상하지만 아무도 의문을 가지지 않는다.

 

 

-아니.. 아마 이런건 흘러넘치는 거리의 광기라고 해석해야할까?

 

그렇다면 정정하겠다.

 

거리는, 아니 이 세계는 ---미쳐가고있다.

 

 

"크아악--!!!!!"

 

희부연 골목길을 배경으로 환상적인 선홍색의 날개가 날갯짓한다.

 

털퍼덕..

 

"우와아악_!!!"

 

한명 다음 또 한명  

 

시끄러

 

촤아악--

 

"-------------!"

 

공기에 닿아보지 못하고 울대 속에서 맴도는 고통에 찬 울림

 

그리고 직선을 그리는 은빛과 얼굴을 뒤덮은 미적지근한 액체

 

"더러워"

 

미간을 찌푸리고 화풀이라도 하는듯이 방금 절단된 왼팔을 자근자근 발로 짓눌렀다.

 

-불과 몇초 전까지만이라도 사지로서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었을 그 기관을.

 

새삼 다시금 확인이라도 해보려는 것 처럼.

 

 

 

"어이 아가씨, 시간있어?"

 

어김없는 일상의 일부 학원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이었다.

 

"꽤나 귀여운데?"

"시끄러 넌 여친도 있는 주제에"

 

이런게 헌팅이란건가?  

 

세명의 껄렁하게 생긴 건달들이 어느샌가 앞을 가로막았다.

 

그런데 이렇게 인적이 많은 대로변에서..

 

"..비켜주세요"

 

..사회의 무관심이 문제가 되고 있다지만, 꽤나 심각한 수준이다.

 

여고생이 이렇게 당하고 있어도 전혀 상관하지 않고 갈길을 재촉하는 외부인들.

 

처음부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귀찮게 됐다.

 

"에이~ 튕기기는 서서 말하기도 뭐하고 저쪽에서 재미난 얘기나 할까?"

 

리더격으로 보이는 금발에 피어스를 한 남자는 어두컴컴한 골목길을 가르킨다.

 

"..웃기는 소리.."

 

----재미있을것 같은데?

 

좋지않아 너도 가끔은?

 

명백한 비웃음을 띈 소녀의 목소리 

 

뒤돌아 보았다.

 

아무도 없었다.

 

행인들의 시선조차 꽂히지 않는 완벽한 무관심 속

 

마치 내가 있는 공간만을 도려낸듯한 이질감..

 

 

조금은-- 도움을 바랬을지도 모른다.

 

 

그떄도, 지금 이 순간도

 

하지만 도움은 오지 않는다.

 

어쩔수 없어 목소리조차 내지 않았으니까.

 

아무도 도와 주지 않을거란건 내가 제일 잘 알고 있으니까.

 

 

 

그래도...

 

 

마지막 세명째.

 

차가운 흉기는 살육을 갈구하듯이 금발남성의 가슴속을 마구 헤집었다.

 

"아..으....크허헉"

 

절망에 몸부림치며 심연속으로 걸어들어가는 남자의 눈에 비친다.

 

공포,공포,공포,고통,공포,공포,고통----붉게 물들어 버린 나.

 

 

"우연이야"

 

이제 초점조차 맞지 않는 남자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조용히 읇조린다.

 

그래..우연이지

 

사람들이 무관심한것도, 멍청한 당신들의 헌팅대상이 나였단 것도 그리고

 

이건 정말 우연인데 말야..

 

오늘은 ..서바이벌 나이프를 가지고 있었어.

 

 

쿨럭-

 

남자가 크게 발작을 하더니 이내 움직이지 않게되었다.

 

 

이미 고깃덩이,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지 못하는 세 명분의 시체

 

--거봐, 재밌었잖아?

 

바로 귓가에서 키득이는 소녀.

 

다시금 뒤돌아 본 거리에 끊이지 않는 바쁜 인간들.

 

하지만 ..역시 소녀는 없다.

 

 

몇발자국 앞의 일상

 

일상을 사랑했지만 일상은 나를 몇번이나 배신한다.

 

무관심 이라는 흉기로 몇번이고 찌른다.

 

찌르고 베고 베고 도려내어 재기불능이 될때까지.

 

 

더이상 일상을 사랑하지말자, 복수하는거야 나를 본체만체한 부외자들을

 

"다시는 ..상처입지않아.."

 

볼을 타고 흐르는 핏물 섞인 따스한 눈물과 목을 타고나온 의미 불명의 말

 

 

 

아마..미친건 나일지도 ..

 


                                                                                                            -by.소녀 A의 결의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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