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5.4. 헛소리꾼 시리즈 '잘린머리 사이클' 리뷰

잘린머리 사이클 - 니시오 이신 지음, 현정수 옮김/학산문화사(단행본)

'바케모노가타리' 외 '모노가타리'시리즈로도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니시오 이신의 또 다른 작품 시리즈인
헛소리꾼 시리즈.

일인칭 시점으로 자칭 이야기꾼, 또는 헛소리꾼인 '나'는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리고 니시오 이신만의 독특한 필력으로 자아내는 '나'의 복잡한 감정, 성격.
하지만 그렇기에 나에겐 더욱더 '인간'적으로 느껴졌던 이야기꾼.

잘린머리 사이클

헛소리꾼 시리즈 제 1권 '잘린머리 사이클'은 특이하게도 '젖은 까마귀 깃' 섬을 무대로,
초대받아 섬에 체류한지 3일째 부터 시작된다.

나로서도 '응?? 이번에도 순서를 잘못 알고 빌린건가?' 하고 어리둥절 해 있었지만 
다 읽고 난 지금은 그저 작가의 농간(?) 이라 쓰고 재치 라고 읽을 수 있는것 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젖은 까마귀 깃'섬의 주인 아카가미 이리아에게 초대받은 다섯명의 '천재'
 그 '천재'들 중 하나인 '쿠나기사 토모'의  보호역으로 쫒아 오게 된 '나(이하 이짱)'은 절해의 고도에서 
'천재'가 만들어낸 살인 사건을 만나게 된다. 

읽다가 느낀것이지만, 이 소설 등장인물 하나하나의 개성이 너무나도 강하다. 

저택의 세쌍둥이 메이드에서 부터 시작하는 개성만점의 등장인물들을 잠시 꼽아보고 넘어가자면  

'천재 화가' 이부키 카나미     --      카나미의 간병인 사카키 신야
'천재 칠우인' 소노야마 아카네 
'천재 점술가' 히메나 마키
'천재 기술가' 쿠나기사 토모
'천재 요리사' 사시로노 야요이

'이짱'이 '젖은 까마귀 깃'섬에 온지 4일째 아침.
이부키 카나미의 목이 잘린 시신이 아틀리에에서 발견됨에 따라 사건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주인인 아카가미 이리아는 경찰을 부르는 일 따위 안중에도 없고 오히려 그 상황을 즐기는 동시에 
약 일주일 뒤에 도착할 '아이카와 씨'라는 사람만을 기다리는데. 

지진으로 만들어진(것 같은) 페인트 강의 밀실에서 일어난 첫번째 살인사건의 
진실이 마저 풀리지도 못한 시점에서 5일째 일어난 또다른 밀실 살인사건

이쯤만되어도 보통 형사들이라면 두손두발 다들지 않을까 싶을정도의 사건이 계속되면서 
마침내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사건'이 일어나고 만다.

어느 추리소설에서도 볼 수 없었던 공간은 물론 시간까지 뛰어넘은것 처럼 보이게 한 
이 대담무쌍한 트릭은, 정말 '천재'가 아니고서야 해 낼 수 없는것 아닌가 할 만큼 잘 짜여 있다.

그리고 이 사건, 아니 혹은 전부 알고 있을지도 모르는 '점술가' 히메나 마키의 존재는 
모두가 의심하며 불안해하는 가운데 그녀만은 진실을 깨닫고 방관자로 있을 수 있었다는 것
자체로 부가적인 의문점을 만드는데 더욱더 일조하고 있다.

6일째에 접어들어 사건은 여지없이 놀라움과 감탄을 금치못할 반전으로 다가와
극적으로 일단락.. 되는듯 했으나

'젖은 까마귀 깃'섬을 나온 후 만난 '청부업자' 아이카와 준에 의해 밝혀진 완전한 진실은
더욱더 충격적이었는데..?

작중에서도 등장하지만 '젖은 까마귀 깃'이란 러시아어로 '절망의 끝'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 '절망의 끝'에서 '천재'들은 무엇을 바라고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