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16. 연말의 카논의 이쪽저쪽 일상글
20년이 벌써 허망하게도 끝나가는게 눈에 밟힌다.
30살이 되기전에 친구들과 디즈니 랜드에 가보고 싶었던 소망과
아홉수는 나를 피해가겠지 하는 아둔한 생각은 결코 이루어지지 않았으나.
다행히도 좋은 사람들과 함께, 아직 끊어지지 않은 인연들과 함께라
올 연말은 더욱 따스하게 느껴진다.
2020/12/14 - 대구 범어 모듬회 맛집 이자카야 와쇼쿠록기 방문기
이 게시글도 보고 있을지 모르는 R형과 함께 오랜만에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와쇼쿠록기에서 고급진 회를 먹었었다.
형은 참 나이가 들어도, 세월이 지나도 여전한 것 같아서
어쩐지 다행이라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
추운 계절에, 형에게 받은 조각 케이크를 받아 들고오면서
피곤함보다는 따스함이 마음에 가득 남았던 하루였었다.
방의 배치를 대충이나마 바꿔 보았다.
예전부터 있었던 그 사람의 자취를 조금이나마 지우고자
물건을 팔고, 커다란 책상을 침대 쪽으로 옮겨서 더욱
침대 친화적인 생활을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인테리어 적인 쪽에서 더욱 심플하게 방을 꾸미고자 함에 있어서 내린 결과이다.
물론 침대에서 일어나기 힘든 탓도 있지만..
노트북은 아예 새로 산 노트북 받침대를 놓고 사용하며,
등받이로는 자취 초기 때 부터 함께한 백곰을 놔두고 신세를 지려고 한다.
보일러를 따스하게 켜 놓으면 노트북을 하다가 졸기도 하고.. 참으로
마음에 드는 배치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저런 장소에 새롭게 혹은 다시 가볼 일이 많았다.
갑작스럽게 바뀌어가는 상황 속, 바쁜 일상, 피곤한 하루 속에서
가끔은 과거의 기억에 매달리기도 하면서,
강렬하게 일본에 있었던 일이 머릿속에 쿵, 하고 떠오를때가 많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박탱형과의 기억.
비좁은 레오팔레스 한 방에서 친구와 지내며, 일상적으로 갑갑함을 느낄 와중
형은 블로그를 통해서 연락이 와서 만나게 되었다.
도움이라고도 할 수 없는 작은 손길로 만난 형은 신주쿠에 정착하여 가끔
나와 놀아주었다. 거의 24시간 누군가와 함께 있어야 했던 그 때의 나는
형을 보러 갈 때마다 나름대로의 해방감, 그리고 안식을 얻었다.
정말 편하게 느꼈었다는 것을 이제서야 다시 깨달았다.
그리고 워킹홀리데이의 마지막 전날, 형은 호텔을 찾는 나에게
거리낌 없이 자기 집에서 자라는 이야기와 함께 손을 내밀어 주었다.
그리고, 아직도 개찰구에서 나를 다독이면서 해 주던 말이 가슴에 남는다.
고생했다고 하면서, 공항으로 가는 와중 눈가가 계속 따끔거렸다.
2016/12/31 - 일본 워홀 D+257 워킹홀리데이 종료, 수고하셨습니다.
일이 힘들고 지칠 때 마다 그렇게 이야기 해준 형의 모습이 가끔씩 떠올랐다.
그리고, 4년이 지난 이제서야 다시 연락이 닿았다..!
오래도록 연락하지 못하였지만, 아직 그대로인 듯한 형
부디 이 코로나가 더욱 더 빠르게 잠잠해지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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