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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리뷰/소설을 끄적여 보았다

2010. 검은방3 팬픽. '있을리 없는 클라이막스 ~ 업화속에서' #.2

by KaNonx카논 2011. 6.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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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은방 팬픽을 이어서 씁니다.. 이번엔 보잘것 없는 실력으로 그린 태현이 일러입니다만..  ㅠㅠ



#.2 업화속에서

"이야기 했었지, 나도 죄를 지었어! 하지만 나는 살고싶어! 이따위 지옥에서 탈출해 주겠다고!!"  피를 토하듯 감정을 토하는 나에게 그는 적잖이 동요하고 있었다.
하아-  하아-  숨을 고르고 다시 그를 바라봤다.  양손은 그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한 층 더 꽈악 잡고서.

"...말해보세요 이대로가 좋습니까? 이런 개죽음이 진짜 원하는 일입니까!"
붉게 물든 그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린다. 열기의 아지랑이 속애서 흔들리는 그의 모습이 한순간 부서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  홍염의 꽃잎이 수놓는 건물 속에서 승범은 눈을 지그시 감고 중얼거린다.
폭발.. 그리고 소실음에 의해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아니 분명 내 귀에는 닿지 못하고 지워졌겠지. 하지만 그는 분명히 말하고 있었다.
-살고싶어.. 라고, 그의 오른손에서 그에 동의라도 하듯 수갑이 잘그락 거린다.

-생각해 보면 그렇게 긴 시간은 아니었다.  어떤이의 복수심으로 버려진 건물속에서 함께 발버둘 친 시간은 기껏 길어봐야 열 두시간 일까.. 타의로 수갑으로 이어져 한 순간 순간 죽음을 접하고 위기를 빠져 나오면서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듯 한 그와의 관계도 어느샌가는 '이녀석은 믿을 수 있다.' 라고 무의식적으로 생각 하게 되었다는건 크나큰 발전라 할 수 있겠다.

스톡홀름 증후군과 같이 범죄와 인질 관계도 아닌 둘 사이에 남겨진 감정은 뭘까..?
확실하게 말 할 수 있는 것 하나는 나와 같이 과거의 죄에 묶여 사는 그에게 동정.. 아니 동질감을 느낀 내가 있었고, 어느샌가 경찰과 살인범 이상의 감정을 가지게 된 내가 있었단 것이다.

물론 나만의 영원한 착각이 될 지도 모르겠지만..
나만은 적어도 그렇게 생각한다면 더이상의 답안은 필요없다. 그거야 말로 하나의 실로 멋지다고 할 수 있는 대답이기에.

"..승범씨는 분명 여기서 살아나갈 겁니다. 아니 살아나갑니다."  이유따위 존재할 리 없는 확신이 자리잡은 내 눈을, 승범은 어떻게 받아 들인걸까..

콰아앙-- -

옥상인가?!  이번엔 정말 위험하다. VIP룸에서 옥상으로 통하는 문이 잘게 부서진 콘크리트의 덩어리에 막힘과 동시에 아까전의 폭발과는 비교 할 수 없는 진동이 다리를 핣고 지나간다.

" - 칫 어서 갑시다."  그의 왼손을 꼭 쥐는 오른손. 나의 체온 때문인가.. 승범의 손은 잔혹한 열기에도 불구하고 차갑게.. 하지만 강하게 느껴졌다.  아직 할 일이 남았다는 듯이.

"---- 역시 나는 여기 남겠어.."  승범의 왼손이 힘없이 내손에서 빠져 나왔다. 어째서..
어째서 그는 그렇게 비참한 표정을 짓고 있는걸까..   잘그락--
아직까지 과거를 던져 버리지 못한건가.. 아니면 결심이 굳어지지 않은건가.. 그것도 아니라면.. 설마..

"..역시 이대로 나간다면 내가 돌아갈 장소는 어디에도 ..없으니까.."  약하다.. 그의 뒷면은 승범 자신의 강한 손과는 달리 손이 닿으면 무너져 내려 버릴 위태로운 거울같아.. 
또 다시 고개를 떨구어 버린 그에게 남은 나의 선택지는 뭔가, 난 그에게 뭘 할 수 있지..? 하하- 더 이상 말설이지마 류태현.. 이미 넌 이녀석과 함께 지옥을 탈출 할 수 있는 열쇠를 손에 가지고 있잖아? 그야 말로 무적이라고 형언해도 부족하지 않은.. 그러니까 망설이지마.

스윽-

그래 나만의 이기적이지만 단 하나 뿐인 열쇠는 바로 이거다.  나는 속으로 중얼거리며 승범을 두 팔벌려 안았다.   잘그락-- 
한 순간 승범의 체취가 그의 목덜미에 묻은 내 얼굴에 닿았다. 내 키의 7센치를 조금 넘는 승범은 조금 놀란듯 작은 떨림을 반복하고 있을 뿐 가만히 있었다.  오직 두사람의 수갑만 잘그락 거리며 울릴 뿐.. 

".. 전에 말했듯 형을 감해줄 수 있을지 없을지는 약속 할 수 없습니다만 최선을 다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이건 별개이지만 분명히 약속하죠. 내가 당신.. 승범씨를 기다리겠습니다."  5년이 지나도. 10년이 지나도.. 언제까지나..  그 때 희미하게 숨을 참는 소리가 들린것은 내 착각일까..
 
".. 10년 아니 20년.. 그 이상이라도 좋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몇 년을 있는다 해도 나는 당신이 돌아올 장소가 되겠습니다."  그래 이게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약속.. 조용히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열기로 인해 푸석푸석 했지만 상관없었다..

타닥타닥- 흰 테이블보가 타는 소리가 들렸다. 이제 이 방도 끝인가 보다. 그렇지만 그보다 승범의 숨소리가 몇 배 더 크게 들리는 것은 단순히 거리상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그렇게 화재속은 잠시간의 정적이 찾아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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