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lay '결별(異別)의 시(詩)를, 인정(容納)하지 않는 자신에게'
발걸음을 옮긴다. 무겁게, 무겁게, 행선지도 존재하지 않는 앞으로- 밖은 밝다. 오히려 햇빛이 너무나 눈부셔 거슬린다. '햇살처럼 밝은 미소.. 라' 누군가가 그렇게 칭찬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기억속에 떠올랐다. 손에는 다정한 누군가의 손가락이 새긴 상냥한 문장이, 얼굴엔 밝기는 커녕 흐릿한 구름만이 가득한 쓴웃음이 이따금 빗방울을 흘리고, 아무리해도 떠오르지 않는 목적지를 찾는 걸음 걸음은 더욱더 조급해진다. 미소짓는 법도 그 사람도 잃어버리고 말았지만.. 완전히 내 손에서 떠난 후에야 깨달아 버렸다. 이미 늦은 후회 영원을 부과받은 인간처럼, 나한테는 너무나 과분했기에, 과분한 만큼 사랑했던 그가. 옆(邇)에, 이 거리(里)에, 이 나라(國)에, 이 세계(世)에, 이 시대(時)에.. 없다.. 속에서 부..
2011. 6. 21.
『...?』 ▶Play '나선모순(螺旋矛盾), 모순나선(矛盾螺旋)'
나는 의자에 앉아 계속 기다린다. 나와 함꼐 온 남자도 마찬가지로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는 등을 맞대고 따뜻한 햇살 속에 있었다. -희한한 정적이다. (중략) 나는 나도 모르게 한숨을 돌리며, 가게 출구 쪽으로 걸어간다. 희한하게도 가게의 출구는 두 곳이었다. 동과 서 양 끝에, 마치 갈림길 같다. 나는 서쪽, 남자는 동쪽 출구로 걸어나간다. 나는 가게에서 나오기전,딱 한 번 돌아보았다. 그러자 그 남자도 마찬가지로 돌아보고 있었다. 빨간머리를 한, 여자처럼 연약한 녀석 그 녀석은 나와 눈이 마주치자 이쪽을 향해 한 손을 들어보였다. 낯선 남자였지만, 이것도 뭔가 인연이겠지. 나도 한 손을 들어 응답했다. 우리는 떨어진 출구에 서서, 그런 인사를 나누었다. 안녕, 하고 남자가 말하는 듯이 보였지만, 소리..
2011. 6.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