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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 일상/짧은 이야기88

너무나도 오랜만에 그 사람의 꿈을 꾸었다. 추억의 예리한 단편이 갈고 닦여서 반짝이는 빛을 내 듯 그 시절에서 그대로 도려내 온 듯 한 웃음에 나도 웃었다. 깜까만 원룸에, 홀로인 것을 알고있으면서도 한 밤중 꿈 하나에 살짜기 코 끝이 시큰거렸다. 한참 멀고도 먼 거리를 다시금 실감하게 되고, 내가 홀로이 즈려밟아온 족적을 돌아보았다. 무척이나 비가 많이 왔지만, 그만큼 푸른 풀내음이 가득 나의 과거를 메웠다. 완전한 끝이었지만, 다시 종착역을 찾기 위한 새로운 여행의 시작이었다. 이윽고 2019년이라는 테잎이 닳고 닳아서 재생이 되지 않을 그때, 나는 무얼로 그 날을 기억할까. 이미 한참 전에 너덜너덜해진 그 기억을. - 2020. 8. 3.
영남대 88식당에서 마이카츠까지 먹부림은 끝이없다. 영남대 88식당에서 마이카츠까지 먹부림은 끝이없다. 오늘 갔었던 동성로 개정에서 먹은 돌솥비빔밥 돌솥비빔밥이나, 비빔밥 류는 환장을 하고 좋아하는데, 다른 반찬 골라 먹을 필요도 없이 한꺼번에 빨리 먹을 수 있어서 그런게 아닌지 아무튼 사랑니 실밥 제거 / 피부과 v빔 마지막 시술까지 끝나니 뭔가 뿌듯한 느낌이 든다. 다음에는 부모님과 함께 대백 위에 있는 스시메이진으로 가는걸로 영남대 마이카츠 목요일, 퇴근 후에 하이라이스를 먹으러 간 날이다. 동성로 마이카츠에서 먹은 것과 다른게, 여기 하이라이스는 맵다. 물론 일반인(?)들이 먹기에는 전혀 부담없게 맵겠으나, 내가 먹기에는 매워서 땀까지 흘렸었다. 회사 내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매일 배달음식을 시켜먹고 있다. 본 도시락 / 한솥 도시락 .. 2020. 4. 25.
별을 쫒는 4월의 밤 움푹, 부푸른 상처자국에도 살며시 연분홍잎이 앉았다. 검은 코트를 벗고, 노랗게 염색한 머리를 짧게 쳐냈다. 하얀 한숨이 내리는 계절이 저만치 멀리 보였다. 가끔은, 정말 가끔은 그 가을이 그립기도 하다. 추위가 시작되기 직전, 그 짧디 짧은 가을이, 단풍이 채 익기도 전에 떨어져 버린 그 가을이. 2020. 4. 7.
낙화 하늘이 유난히도 붉었다. 생각해보면, 매일 한 번쯤은 있는 일몰인데 오늘따라 더욱 더 붉어보이는 것은, 비단 하늘을 뒤덮은 햇무리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파도소리가 신발의 밑창을 적셨다. 모래놀이에 여념이 없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작은 모래톱을 메운다. 떨어져가는 햇빛에 비친 물결이 마치 조각조각난 물고기의 비늘처럼 빛났다. 파사삭, 실수로 밟아버린 하얀 뼈처럼 생긴 조개껍데기가 형태를 완전히 잃었다. 아마도 수십의, 더 많게는 수백의 사람들이 내가 서 있던 자리에서 우두커니 모래사장 위에 서서, 지는 오늘을 배웅했으리라 눈이 부시지는 않았다. 겨울인데도 춥지는 않았다. 어느샌가 신발 속에 들어온 모래도 그리 기분 나쁘지 않았다. 한 숨 조차 일순 무겁게 느껴지지 않았다. 이윽고 완전히 바닷물이 붉은 해.. 2019. 12. 29.
Proust 하늘은 맑다. 여지껏 본 적 없었던 높이의 푸른하늘 12월의 바람에 무언가 섞여들어서 들떴었던 끝 아마도, 희망이라던가 근거없는 긍정이 아니면 구제할길 없는 미련함이. 발목을 잡은 그 손을 살며시 뿌리쳐내고 심호흡을 하는 마냥 깊게 깊게 하늘은 깊어졌다. 점점 멀어져가는 밤, 저녁 그 모습에 달콤했었던 솔트커피의 맛을 떠올렸다. 떨어지는 낙엽이 밟혀서 바스락하고 울었다. 아직 앞길에는 안개가 잔뜩 낀 듯이 시야가 흐리다. 하늘은 이렇게도 맑다고 느껴지는데, 이상하다. 그럼에도 겨울의 틈새에서 걸어나아가야한다. 봄이 오는 길을 찾아서 - 2019. 12. 26.
제목 힘 내. 당신의 아픈 마음이 언젠가 괜찮아지길 바랄게. 경험해봐서 알아. 정말 괜찮아져. 그 말이 거짓말처럼 들리는데 믿고싶고 매달리고 싶은 그 비현실같은 시기도 다 알고. 나도 지나왔으니까 당신도 잘 지나오기만 해줘. 잘 될거야. 괜찮아질거야.오늘 밤은 편히 쉬길 바라. 울지 말고. 2019. 12. 4.
제목 검은 색 롱 패딩을 꺼내어 걸쳤다. 기다란 거울 속에 비추어진 현재의 나와 예전에 나바뀌어진 것은 조금 옅어진 붉은 얼굴 이제는 버린, 잠자리 같다고 놀림받던 검은 안경 그 외에는 전부 그대로였다. 약한 멘탈에다가 누군가에게 매달리기 좋아하고, 혼자만 푹푹 속썩이다 자기 마음대로 상처입는 그런 나약한 인간. 분명히, 롱 패딩안에 싸여있다보면이런 진짜 나도 폭 감춰버릴 수 있을 것 같아서 답답하지만 좋아한다. 골목골목 모든 것에 여름/초가을의 기억이 구석구석이도 스며들었었나보다. 출근길,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딜때 마다 그 기억이, 내 잘못이, 아직 남은 마음이 자잘한 유리조각이 되어 겨울, 살을 에는 눈송이가 되어 내리는 것 같이 아직은 여기서 숨을 쉬는 것이 가끔 괴롭다. 잠결에 가끔 여름의 기억이 되.. 2019. 11. 30.
2011.12.12. 패러사이트 싱글에 대한 레포트, 일본학과 추억 2011.12.12. 패러사이트 싱글에 대한 레포트, 일본학과 추억 벌써, 8년 전의 일이다. 일본학과에 갓 입학하고 2학기 기말고사를 맞은 시점, 서로가 앞서거니 뒷서거니 학과를 떠나겠다 말아야겠다 하는 소리가 우리의 주된 대화 주제였다. 아마, 여 교수님의 수업시간이었을까, 우리는 1학년을 장식하는 마지막으로 패러사이트 싱글이라는 주제로 영상을 찍고 레포트를 쓰기로 했다. 각본은 내가, 지 모씨가 영상 편집 그리고 조원 모두가 우리 집에 모여서 영상을 찍었다. (아, 생각해 보니 한 명은 끝까지 찍지 않는다고 했다.) 패러사이트 싱글에 대하여, 영상의 반응은 좋았고, A+를 받을 수 있었다. 너무나도 흑역사라 영상은 올릴 수 없지만, 아쉬운 나머지, 패러사이트 싱글에 대한 그때 레포트라도 올려 추억을.. 2019. 11. 26.
텀블벅, 타로카드 주얼리 - 운명의 수레바퀴 목걸이 텀블벅, 타로카드 주얼리 - 운명의 수레바퀴 목걸이 텀블벅, 후원이 무사히 성공한 아이템이 드디어 배송되었습니다. 타로카드로 만든 목걸이, 이화공방에서 만들어진 아이템입니다. 처음 후원 시, 사이즈를 제대로 읽어보지도 않고 후원한거라 막상 받고나서 작아서 놀랬습니다. 작은데, 또 그림은 너무 섬세하게 표현되어서 더 놀랐구요 회사에서 스노우로 찍은 사진이라 많이 흐린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ㅠㅠ 타로카드 목걸이의 뒷면은 이렇게 심플합니다. 그리고 대망의 앞면, 운명의 수레바퀴가 Wheel Of Fortune 이 그려진 카드입니다. 의미는 두 가지로 나뉜다고 하는데요, 첫번째는 이미 운명은 정해졌으니 순응하라, 두번째는 그러나 운명에 굴복하지마라 키워드는 운명, 행운, 변화, 윤회 가 있다고 합니다. 제 경.. 2019. 11. 16.
한국형 FIT 제도, FIT 제도에 대해서 알아보기 한국형 FIT 제도, FIT 제도에 대해서 알아보기 FIT제도란? FIT(Feed-In Tariff).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의 거래 가격이 '기준가격’보다 낮은 경우 그 차액을 지원하는 제도이다. - 한국형 FIT제도 간단 요약 한국형 FIT 제도는 소규모(100KW) 태양광 사업자를 지원하고 협동조합 등을 통해 사업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일정 수익을 보장하고 전기 판매 절차를 간소화 하기 위해 마련한 정책 - FIT(발전차액지원제도) 설명 우리나라는 2002년 부터 정부재정에서 지원하는 FIT를 운영하다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인 RPS가 도입되면서 2011년 폐지되었다. 그러나,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에 따라 2018년 중으로 일정 규모 이하 소형 태양광에 대해 발전공기업이 고정가.. 2019. 11. 14.
가을저녁과 솔트커피 너를 생각하는 나의 마음과, 나를 생각하는 너의 마음에서의 괴리감을 느꼈다. 가끔은 그만두고자하는 마음이 원룸 구석에서 거무스름한 연기처럼 피어오르는걸 알까 그 때마다 너의 장난기 어린 웃음이 스프링쿨러가 되었다. 더럽게도 너를 사랑하나보다. 그래, 아직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 나중에 쓴 과실을 입안 가득 물게 된다고 할 지라도, 이번에는, 후회가 없도록 - 2019. 10. 31.
아스트로너츠, 추억은 저 멀리 오늘 아침은 새하얀 숨결이 나올 정도로 몸이 떨렸다. 한결 차가워진 바람에 부르르 떨면서 검은 코트의 깃을 다시 여몄다. 식당 앞, 정차된 흰색 차를 옆눈으로 흘깃 바라보면서 출근길을 서둘렀다. 가방에 든 타르트를 신경쓰면서. 학부모와 어린이들로 시끌벅적한 초등학교 후문을 굳이 지나 2달 새에 익숙해진 더러운 골목길을 지났다. 수려하지도 않고, 복잡하지도 않은 평범한 인테리어를 보며 어느날, 저녁때에 스쳐지나간 모습을 떠올렸다. 지금도 그렇게 바쁘게 누군가를 만나면서 웃고 있을까. 시험삼아 그런 생각을 해 보았지만, 이제 가슴이 시큰거리지 않았다. 어쩐지 걸음걸이가 가볍게도 느껴졌다. 지금까지 지긋하게도 있었던 네가 드디어 조막만한 우주선을 타고 멀리도 멀리도 나의 곁을 떠나갔나보다. 다시 내 쉰 한숨에.. 2019. 10. 17.
태풍이 끝난 후에, 포기하는 용기를 -제일 슬픈건 헤어짐이 아니라는거야....-용기내지 말아야 한다고 현실을 받아들일 때. 한숨이 턱 멎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실제로 이 문장에 가슴이 덜컥 내려앉아버렸다. 제대로 된 헤어짐 같은게 아니라, 더욱 그렇다. 나를 찾아주지 않는다는 현실이 앞에 뚝 떨어져서 간헐적으로 가슴이 아팠었다. 피는 나지 않았지만, 어차 하는 순간 손길이 스칠때에 딱지가 벗겨져 붉은 망울이 올라오는 것처럼 그렇게 가끔씩. 오늘도 아마 그의 꿈을 꾼 건지도 몰랐다.내용은 안개낀 듯이 가물가물하다, 가슴이 아침부터 술렁였으니까. 아직은 그가 나에게서 덜 빠져나간 것이다. 그래도, 이렇게 조용히 사라질 것이다. 나는 너에게 있어 더 이상 매력적이지도, 필요한 사람도 아닐테니. 사랑하는 내 남편하고는 이제 바이바이. - 2019. 10. 10.
끝 가을 4. 아침, 마침내 태풍이 지나가고 흐릿한 햇빛이 겨우 고개를 내밀었지만 이제 더 이상 여름의 풋풋한 향은 온데간 데 없었다. 끊임없이 원룸촌 사이를 눅진히 기어다니던 매미소리가 그리워질 만큼 갑작스레 28번째의 가을이 찾아왔다. 침대 맡에서 밤새도록 흘린 유튜브의 재즈 채널을 닫았다 . 착신 0건, 카카오톡 0건. 졸음이 아직 가시지 않은 눈을 비비면서 티비를 켰다. 태풍은 지나갔나보다. 많은 호우의 상처를 남겼지만 결국 올 해 마지막이 될 비바라기는 지나갔나보다. 전기 포트의 끓는 물에 유자차를 풀어헤쳤다. 아직도 남아있었던 가슴의 구멍이 한 결 나아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한 동안은 쌀쌀하고 흐린 날씨가 계속 될 것 같았다. 그 한동안이 얼마나 긴 시간이 될 지는 모르겠다. - 나한테 집중하기 .. 2019. 9. 25.
무제 무제 붉은 실이 이어진 사람이 근처에 있으면, 저도 모르게 손에 상처가 생긴다는 근거없는 이야기를 나는 좋아한다. 워낙에 몸을 쓰는 일에 익숙치 않아서, 벽에 부딪히고 물건을 옮기다가 찢어져서 상처가 마를 날이 없는 요소는 차지하고서, 아주 가끔 멍하니 손을 펴서 바라보는 날이 있다. 만약 상기의 말이 진짜였다면, 수두룩하게 모를 상처가 생겼다가 사라진 내 손은, 대체 얼마나 많은 인연과 멍청하게 스쳐지나가 버렸던 걸까. - 나는 내가 없이 사랑을 한다. 하루 밤낮 종일 꾸무리하게 그 사람 생각을 한다. 자존감도 더럽게 없는 그런 사랑이다. 그러니까 그만 저런 허무맹랑한 말을 믿어버리고 만다. 아니다 믿고 싶어 안달복달한다. 정말로 실이 이어진 사람이 있다면, 이야기 속 비익조 마냥 둘이 등을 맞대고 오.. 2019.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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